1억개의 해바라기 씨 - 아이 웨이웨이
해바라기 씨 아이 웨이웨이
SUNFLOWER SEEDS(2010) - AI WEIWEI
아이 웨이웨이는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연쇄삼단논법(모래더미의 역설)이라고 알려진 오래된 철학적 난제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중국은 13억의 인구, 돌맹이 하나, 콩이나 알맹이 하나를 더미라고 부를 수 없다면 어디까지나 그것은 한 낱알일 뿐이다. 하지만 낱알이라는 개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더미의 개념은 어디서 시작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서부터 이 모든 것들은 시작한다. 개인의 정체성이나 단체가 갖고있는 집단의 정체성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오래전부터 전해져온 이 논법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하며 작품을 제작한다.
실제 이 해바라기씨는 실제 해바라기의 씨앗이 아니다. 해바라기 씨 모양의 도자기를 1억개를 빚었고, 구웠으며 1600명의 도공가들이 한 알 한 알을 빚고 굽고 해바라기씨처럼 실제로 구웠다. 1억개라는 해바라기씨는 실로 쉽게 만들어질 수 없는 거대한 숫자다. 이 것들을 낱개로 치차면 헤아리기 힘들만큼 거대하고 기이학적인 숫자다. 하지만 한 곳에 모아놓는다면 그나마 정리하기 쉬울 수 있을까?
평소 중국 정부의 인권유린 행위를 공공연하게 비판해온 예술가가 해바라기 씨라는 작품을 발표했을 때, 역시나 중국정부 공안들의 검열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전하고자 하는 말은 대량생산인가, 익명성인가, 1600명의 도공들이 가상의 것을 만들기 위한 노동의 착취였는가 고민해볼만하다.
하지만 작가의 진짜 의도는 테이트모던의 놀이기구처럼 관람객들이 실제로 이것들을 이용하고 만지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한다. 중국인들이 간식으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바로 해바라기씨, 그 해바라기씨를 가지고 이리저리 던지고 논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라는 단순한 생각이 이 거대한 작품을 만들게 됬다. 하지만 해바라기씨끼리 부딪히며 나오는 먼지가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난 후에는 사람들이 직접 이 작품을 만지거나 건드릴 수 없게 되었다.
1억개의 해바라기 씨, 만질수도 느낄수도 없는 촉감. 1600명의 도공들의 노력. 만져지지않는 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