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비올라 : 압도적인 스케일에 나약한 존재가 되는 인간

Bill Viola 빌 비올라

두려운 순간의 지속. 짧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은 영원하다.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동료로, 비디오 아티스트계의 거장 중 한 명이다. 단 2-3초에 끝날만한 찰나의 순간을 10분 - 20분이 넘는 비디오로 만드는 슬로우모션 작업을 통해 거기서 전달되는 기괴망측한 느낌을, 보는 사람으로하여금 느끼게 한다. 물 벼락을 맞는 사람들, 불속으로 뛰어드는 사람, 흙에 덮여 흙 속으로 파묻히는 사람까지, 마치 자연에 억압되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나약함을 있는 그대로 보인다. 그의 작업은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룬 이야기가 많고, 우리 사회에서의 연결되어있는 무언의 슬픔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작업들이 많다. 그의 비디오는 모두 대형 스크린으로 제작되어지거나 소리가 아주 큰 형태, 비주얼적으로 압도적인 형태로 영상이 틀어진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의 영상에서 불타오르거나 떨어지는 거대한 양의 물줄기들은 관람하는 사람들을 그 압도적인 화면과 음향에 압도되어 무기력한 나약한 존재로 만들어버리곤 한다.